와흘메밀마을 — 9월 말 제주 메밀밭의 15분

작년 9월 말, 제주 일정 마지막 날 오후. 공항으로 가는 길에 한 군데만 더 들렀다 가자고 잠깐 우회한 곳이 와흘메밀마을이었다. 제주시 조천읍 와흘리. 차로 지나가다 표지판 보고 들어선 길이라 별 기대 없이 들어갔다.

길지 않은 방문이라 거창한 후기는 못 쓰겠다. 그래도 그 짧은 사이에 본 풍경이 생각보다 오래 기억에 남아서 한 편 정리해 둔다. 제주 가을 메밀밭이 어떤 느낌인지 궁금한 분, 와흘 근처 지나면서 잠깐 들를지 고민하는 분께는 참고 정도는 될 듯.

글 맨 위 표지 사진이 차에서 내려 밭으로 들어선 첫 컷. 흰 메밀꽃이 발 끝부터 끝없이 깔려 있다. 멀리 한라산 자락에는 구름이 걸려 있다. 9월 30일 오후 4시 18분이라 햇살이 살짝 기울어진 시간. 사진으로는 평범해 보일 수 있다. 직접 서서 보면 흰꽃 면적이 훨씬 넓게 느껴진다. 한라산 능선이 그 뒤로 길게 깔려 있다. 그래서 가까운 꽃과 먼 산이 한 화면에 들어오는 비례가 좋다.

와흘메밀마을 16:18, 다른 각도에서
와흘메밀마을 16:18, 다른 각도에서

같은 자리에서 살짝 각도만 바꿔 한 장 더. 메밀꽃은 가까이 보면 잎이 초록색이고 꽃잎은 작은 흰색이다. 그래서 멀리서 보면 연두빛이 도는 흰 밭이다. 순백은 아니다.

와흘메밀마을 16:19, 또 다른 컷
와흘메밀마을 16:19, 또 다른 컷

비슷한 시각의 한 컷 더. 같은 자리 풍경이라 눈에 띄는 변화는 없다. 가만히 있으면 바람에 꽃이 살짝씩 흔들리는데 사진에는 안 잡힌다.

돌담길로 자리 옮겨서

메밀꽃 안쪽으로 산책로가 있다고 해서 그쪽으로 걸어 들어갔다.

와흘메밀마을 16:27, 현무암 돌담과 메밀밭 사이 산책로
와흘메밀마을 16:27, 현무암 돌담과 메밀밭 사이 산책로

여기가 와흘메밀마을의 진짜 매력이다 싶었다. 현무암 돌담이 메밀밭을 곡선으로 둘러싼다. 그 사이로 흙길 산책로가 휘어 들어간다. 제주 어디서나 볼 수 있는 돌담이다. 그런데 흰 메밀꽃이랑 같이 있으니 색 대비가 진하다. 위쪽 하늘은 좀 흐려졌다. 처음 도착했을 때보다 구름이 두껍게 끼었다.

와흘메밀마을 16:27, 돌담 다른 각도
와흘메밀마을 16:27, 돌담 다른 각도

같은 자리에서 한 장 더. 돌담 표면을 보면 이끼가 살짝 자라 있다. 돌 사이 틈으로는 풀이 자란다. 잘 관리된 자연 그대로의 느낌이다. 너무 정돈된 관광지가 아니라 그게 좋았다.

가운데 산책로와 나무 한 그루

마지막으로 더 걸어 들어가서 도착한 자리.

와흘메밀마을 16:33, 산책로 끝 한 그루 나무와 메밀밭
와흘메밀마을 16:33, 산책로 끝 한 그루 나무와 메밀밭

메밀밭 한가운데 흙 산책로가 직선으로 뚫려 있다. 그 끝에 큰 나무 한 그루가 서 있다. 양옆은 낮은 현무암 돌담이 길을 따라 깔려 있다. 마치 일부러 만든 길 같다. 하지만 제주 밭은 원래 이렇게 돌담으로 구획을 나눈다. 하늘은 다시 푸른빛이 살짝 돌아왔다.

와흘메밀마을 16:33, 같은 자리 한 장 더
와흘메밀마을 16:33, 같은 자리 한 장 더

한 장 더. 해 시간은 5시 다 되어 간다. 그런데도 햇살이 그렇게 강하지 않아 사진이 너무 노랗게 안 나왔다. 9월 말 제주 오후 햇살이 이런 느낌인가 싶었다.

산책로 끝 나무 자리 근처에서는 신혼부부가 웨딩 촬영하는 모습도 봤다. 풍경이 워낙 사진 잘 받게 생겨서 그런 듯하다. 주변에 다른 팀도 한 팀 더 있었다.

짧게 들렀다 가도 좋은 이유

구경하고 차로 돌아왔다. 가을 제주에 오면 한 번쯤 들를 만한가 — 차로 지나는 길이라면 들러 볼 가치는 있다. 사진 찍고 한 바퀴 도는 정도면 충분한 규모. 주차장은 따로 있다. 차 대는 부담은 없었다.

좋았던 점:

  • 메밀꽃 만개 시기(9월 말~10월 초)에 맞으면 흰 꽃과 한라산이 한 화면에 들어오는 풍경
  • 제주 돌담 + 흰 메밀꽃 색 대비 — 다른 메밀밭에서는 못 보는 조합
  • 사람이 많지 않아서 사진 찍기 편했음
  • 풍경이 좋아 신혼부부 웨딩 촬영지로도 자주 쓰이는 듯
📍 INFO

와흘메밀마을 —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조천읍 와흘리

메밀꽃 시기 — 9월 말~10월 초 (해마다 1~2주 차이)

주차 — 무료 주차장 있음, 입장료 없음 / 네이버 지도에서 위치 보기

가을 제주 일정에 여유 있다면 9월 말~10월 초쯤이 좋다. 햇살 좋은 오후 2~3시에 맞춰서 한 번 더 가 보고 싶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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